레겐
마족군 총사령관
피의 정복자

10년이 지났다. 한 때 죽음을 상징하는 마스크를 쓴 채 전장을 누비던 청년, 3 마족군의 대장이었던 청년은
마족의 중심이 되었다. 그는 이제 린드의 첫 자식, 늑대의 심볼을 달고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자다.

전장에서 천족의 피를 보지 않게 된지 꽤 되었지만, 아직도 그는 악몽에 시달린다. 꿈 속에서 그는 무한하게 흰 날개를 베어내지만, 그가 잃어버린 여동생은 영원히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좌절하면서 그는 꿈에서 깬다. 그리고 그런 날이면 천족 포로들은 그가 악몽을 꾸었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한 종족의 군대의 수장이 직접 지하 감옥까지 내려와서 일개 포로를 잔인하게 고문하고 가는 일이 일상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무자비한 군인인 그가 꿈을, 린드의 권능인 꿈을 이겨내지 못하고 신경질을 부리는 모습은 아이러니했지만, 아무도 그것을 입밖에 꺼내서 이야기 할 수는 없었다.

레겐은 매일 기도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왜 밤과 달과 꿈을 다스리는 린드는 그를 용서하지 않는지를 물었다. 마음 속으로는 이미 답은 내려져 있었다. 그것은 그가 지켜야 할 사람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그럴 때마다, 레겐은 다시금 동족의 죽음을 막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다짐하며 기도를 마치는 것이다.

의외로 그 기회는 빨리 주어졌다.